오늘부로 「Almanack of Naval Ravikant」 번역이 끝났습니다.

사실 좋아하는 책 완역의 기쁨보다, 이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더 컸습니다.

‘스타트업 클래식 원서 번역’으로 출발한 Progress Club의 정체성과도 관련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던 중 요즘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의 풍경들이 떠올랐습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자극들.

‘어떤 기술이 나왔네, 어느 기업이 실적을 잘 냈네, 어느 기술이 뜨네, 바이브 코딩이 어쩌고, AI 때문에 구직난이 저쩌고, 샘 알트만이 어쩌고, 젠슨 황이 저쩌고’

다들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 모든 정보들이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얼핏 보면 정보처럼 보이지만, 정작 제 인생에 하등 도움안되는 소음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만 떨어뜨리고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소음들이었습니다.

뉴스는 많고 인사이트는 없고,
소음은 많고 정보는 없고,
반응은 많고 숙고는 없고,
유행은 많고 클래식은 없고,
방법론은 많고 기본기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은 판치지만, 아무도 기본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들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뉴스레터를 통해 그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Progress Club은 앞으로 기본기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나발은 Part 1. Find and build specific knowledge 에서 말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직업을 9개월 안에 익혀야 하고, 그것은 4년 뒤면 쓸모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

예전에 ‘올바른’ 것을 공부했는가보다, 9개월에서 1년 안에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기본기를 제대로 다져두는 것에 진심을 다해야합니다.”

우리는 ‘Learning’보다 ‘Un-learning’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는 중이고, 바뀌지 않는 단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기본기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이 달라집니다.

지금 이 시대에, 커리어에서, 스타트업에서, 비즈니스에서, 투자에서 ‘기본기’란 무엇인가?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올바른 의사결정.

모든 결과의 뿌리는 결국 의사결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본기, 올바른 의사결정 능력 배양에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바쁘고 기본기는 지루하거든요. 우리는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척만 하면서 그때그때 반응만 하며 살아갑니다.

저를 포함해서 과연 우리 중 몇명이 과거 의사결정 '과정'을 복기하고,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본 경험이 있을까요? 

<클리어 씽킹>의 저자, 셰인 패리시는 말합니다. 

“문제정의 → 가능한 해결책 탐색 → 대안 평가 → 실행. 이 순서를 따르지 않았다면 의사결정이 아니라 반응이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인지 아닌지는 확인 안하고 일단 해결하려들고, 화려하고 효과 빠른 것에 끌리고, 주워들은 방법론들을 지혜인양 여기저기 설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여정을 Farnam Street 블로그의 아티클들 번역으로 정했습니다. 

이 블로그의 운영자 셰인 패리시는 캐나다의 국가정보기관에서 14년을 일한 사람입니다. 그가 내린 결정들은 유저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을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결정의 무게가 생명을 좌우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는 거대 리스크가 실존하는 세계에서, 생각하고 결정하는 법을 죽을힘을 다해 연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대니얼 카너먼 (노벨상 수상), 나발 라비칸트 등 수많은 거인들의 지혜를 접하고, 정리하고, 통합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통찰들이 Farnam Street이라는 블로그에 축적돼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목요 게릴라’로 소개했던 글도 이 블로그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제 인스타그램, 링크드인에서 밀고 있는 그 문장 "Think better. Decide better. Live better." 역시 이 블로그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Farnam Street 블로그들 글 가운데에서도 가장 훌륭한 글들만 번역해드릴 예정입니다.

물론 주제가 큰 틀에서 벗어나지않는다면 중간중간 비정기적으로 다른 글들을 발행해드릴 겁니다.

다시한번 그동안 감사했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금요일에 Farnam Street의 첫번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신재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