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 (멘탈모델 39화)

feat. 환원 불가능성 😉

2025. 9. 23.

나쁜 친구는 당장 끊어내야 하는 이유 (멘탈모델 12화)

안녕하세요 신재호입니다 🍒

오늘 주제는 <환원 불가능성, 본질 Irreducibility>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가족에게 멋드러지게 썰을 풀려면 뛰어난 요약 스킬이 필요합니다.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을 '부모님이 반대하는데도 둘이 몰래 만나다가 결국 둘다 죽는 이야기' 이런 식으로 요약하면 안되잖아요? 💦

즉, 요약은 남길 건 남기고, 삭제할 건 삭제하는 과정이죠.

사실 우리 삶에서 모든 것이 '요약'입니다.

인생 선배의 천금같은 조언을 들을 때도, 유명 학자의 책을 읽을 때도

핵심은 무엇이고,

나한테 적용하려면 명심해야하는 사항은 무엇이고,

특수한 사례라 기억할 필요없는 내용은 무엇인지 파악해야합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도 절대 삭제해서는 안되는 <환원 불가능성, 본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 오늘 글 시작 🔽🔽🔽

🖌️ 오늘 주제 3줄 요약

1️⃣ 어떤 사물이나 시스템은 일정 수준까지만 단순화할 수 있다.

2️⃣ 놀라운 시너지를 보여주는 복잡한 시스템은 단순한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3️⃣ 환원 불가능한 요소(본질)를 잘못 파악하면 의도한 기능을 잃게 된다.

🪿 단순화가 지나치면 '~다움'까지 사라져요

1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이론이든 일정 수준까지 단순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 그러나 단순화가 무한히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단순화의 의미가 사라지죠.

3 감정, 삶, 혹은 체스 같은 것들은 부분만 들여다볼게 아니라, 모든 부분이 함께 작동하는 과정 속에 마법이 있기 때문에 통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4 어떤 것을 더 이상 줄이면 쓸모를 잃는 지점이 바로 환원 불가능한 순간입니다.

5 환원 불가능성을 멘탈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제1원리 사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6 이는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멘탈 모델입니다.

7 즉, 특정 물체를 그 '물체답게' 만드는 최소한의 시간, 구성 요소, 구조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8 환원 불가능성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우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9 이 이야기에서 농부는 매일 황금알을 하나씩 낳는 거위를 발견합니다.

10 그러나 기다리는 것에 지친 농부는 거위 뱃속이 온통 금으로 가득할 것이라 상상하며 거위를 갈라버립니다.

11 하지만 거위는 죽고, 농부는 더 이상 황금알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12 왜냐하면 황금알은 환원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13 황금알 거위처럼 작동하는 시스템을 해체하면, 농부가 거위를 가른 것처럼 창발적 속성은 사라지게 됩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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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소설이나 영화를 단순화한다고 상상해봅시다.

어벤져스를 ''힘 센 애들이 우르르 모여서 우주 깡패랑 싸우는 이야기"라고 요약한다면,

셜록 홈즈를 "똑똑한 탐정이 범죄자보다 항상 한 발 앞서는 이야기"라고 요약한다면 너무 심한 단순화 아닐까요?

어벤져스를 어벤져스답게, 셜록 홈즈를 셜록 홈즈답게 만드는 바로 그 '무엇'을 잘라내는 순간, 그 작품들은 더이상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의 변화,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나다움을 저버린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 멀리 간 후에 깨닫기 전에 한번쯤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 거대한 시너지는 오래 걸려요

1 소아과 의사이자 저자인 존 갤은 『시스템의 성경』에서 갤의 법칙을 제시했습니다.

2 이 법칙은 복잡한 시스템은 반드시 단순한 시스템에서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3 처음부터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4 복잡한 시스템은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부터 등장합니다.

5 우리는 갤의 법칙의 사례를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6 복잡한 관료적 절차는 처음에는 단순한 목적을 위한 양식에서 시작됩니다.

7 호랑이나 고래 같은 복잡한 생물도 단세포 박테리아에서 진화했습니다.

8 광대한 도시도 작은 마을에서 출발했습니다.

9 비행기 같은 복잡한 기술은 자전거 같은 더 단순한 기술에서 진화했습니다.

10 갤의 법칙은 복잡한 시스템의 부분만을 살펴보아서는 그 작동 원리를 항상 파악할 수 없음을 설명합니다.

11 또한 복잡한 시스템을 처음부터 설계하려는 시도를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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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을 읽으면서 <언카피어블>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작은 팀이 엄청난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며 IT 제품을 만들던 어느날, 아마존이 정확히 똑같은 제품을 만들겠다고 발표해버립니다.

하지만 이 작은 팀은 아마존을 무시하고 원래의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결국 아마존은 경쟁에서 패배하고 철수합니다.

해당 IT 제품의 본질이 외형이나 자금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오래전부터 고객들과 깊이 대화하고, 다양한 시행착오들이 하나씩 축적된 '맥락'이 본질이었던 덕이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한번에 하나씩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도들이 본질이었습니다.

이처럼 '본질'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한 몇몇 특징들은 긴 시간과 시행착오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런 특징, 성질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조급함은 버리고 긴 시야로 바라봐야할 겁니다.

🧑‍🎨 A를 A답게 만드는 것

1 어떤 것을 그것답게 만드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단순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2 이 한계를 인식할 때 실험과 창의성이 가능해집니다.

3 타이포그래피는 이러한 환원 불가능성을 잘 설명해주는 영역입니다.

4 다양한 글꼴과 변형된 크기, 간격, 색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을 수 있는 이유는 환원 불가능한 요소가 유지되었기 때문입니다.

5 폰트 디자이너들은 각 글자의 본질을 파악합니다.

6 문자는 새로운 매체와 요구에 맞게 변형되지만, 환원 불가능한 요소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7 예를 들어, 영어 알파벳에는 소문자, 대문자, 이탤릭체라는 세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8 모두 다르게 보이지만 동일한 환원 불가능한 요소를 담고 있기에 우리는 무슨 글자인지 여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9 바꿀 수 있는 요소는 환원 불가능하지 않으며, 본질만이 환원 불가능한 요소입니다.

10 글자의 환원 불가능한 요소는 조금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1 O와 D는 멀리서 보면 구별되지 않기도 하며, 이는 맥락 속에서 요소가 정의됨을 보여줍니다.

12 그럼 폰트 말고 헤드라인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위치? 크기?

13 헤드라인의 본질은 페이지에서 즉시 눈에 띄는 것입니다. 눈에 띈다는 점이 헤드라인의 환원 불가능한 요소가 되어야 합니다.

14 타이포그래피와 헤드라인은 환원 불가능한 요소, 즉 본질을 식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15 가독성을 유지하지 못한 글꼴은 의사소통이 아닌 시각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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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의 모양이나 크기, 색상을 아무리 바꿔도 ‘읽힌다’는 본질이 유지되는 순간 여전히 글자입니다.

하지만 가독성을 잃는 순간, 더 이상 문자가 아니라 그저 장식적 이미지로 전락해버립니다.

헤드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번에 눈에 띈다’는 특징이 사라진다면,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헤드라인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각 글자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 스스로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본질을 꽉 붙들고 있어야 환경의 변화나 외부 요구 속에서도 버틸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다움'을 제대로 정의한 사람이야말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나다운 적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이론의 목표는 환원 불가능한 기본 요소들을 가능한 한 단순하고, 적게 만드는 것입니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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