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래에 관한 예측을 하는 것을 꺼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꽤 확신합니다.
앞으로 20년 정도가 지나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쓰려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명확하게 생각하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글쓰기는 수많은 직업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대체로 더 많은 글쓰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교수들이 표절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그런 사건들에서 가장 놀랍게 생각하는 점은 도용한 내용이 너무 사소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훔치는 것은 대개 가장 상투적 문구들입니다.
글쓰기 실력이 보통 수준만 되어도 별 노력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의 문장들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그들이 글을 보통 수준으로도 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글쓰기로부터 탈출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John F. Kennedy처럼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글을 대신 쓰게 하거나, Martin Luther King Jr.처럼 표절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돈으로 사거나 훔칠 수 없다면 결국 스스로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은 글쓰기를 배워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AI가 이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글을 직접 써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졌습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AI에게 대신 쓰게 하면 됩니다.
세상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과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로 나뉘게 될 것입니다.
여전히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존재할 것입니다.
우리 중 일부는 글쓰기를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과 전혀 쓰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 존재하던 넓은 중간 지대는 사라질 것입니다.
예전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 그럭저럭 쓰는 사람, 전혀 쓰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글을 잘 쓰는 사람과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
기술이 어떤 능력을 쓸모없게 만들면서 그 능력이 사라지는 일은 흔하지 않나요?
대장장이는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그게 문제처럼 보이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글쓰기는 다릅니다. 그리고 "나쁜" 일입니다.
그 이유는 글쓰기가 곧 사고(思考)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글을 써야만 가능한 종류의 사고가 존재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Leslie Lamport보다 더 잘 표현한 사람이 없습니다.
"글을 쓰지 않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생각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과 쓰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뉜 세상은 보기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단순히 "글쓰는 사람들"과 "글 안쓰는 사람들"의 세상이 아닙니다.
"생각하는 사람들"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입니다.
산업화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 자체가 몸을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강해지고 싶다면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합니다.
물론 여전히 강한 사람들은 존재합니다.
다만 스스로 강해지기로 "선택한" 사람들만 강할 뿐입니다.
글쓰기도 똑같아질 것입니다.
여전히 똑똑한 사람들은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연히 똑똑해진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똑똑해지기로 선택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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