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의성은 경계에서 탄생하는 법 (멘탈모델 62화)

feat. 장르 😉

2025. 12. 7.

나쁜 친구는 당장 끊어내야 하는 이유 (멘탈모델 12화)

안녕하세요 신재호입니다 🦦

오늘 주제는 <장르 Genre>입니다!

한때 정말 MBTI 광풍이었죠.

요즘은 좀 잠잠해진 것 같은데, 그 시절엔 어디를 가도 MBTI 얘기뿐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솔직히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고작 16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전제가 그냥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원래 무언가를 나누고

이름 붙이고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필요하기도 하고요.

코미디 영화가 ‘코미디’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 않다면,

매번 이게 어떤 영화인지 설명하는 것만 해도 피곤하잖아요.

오늘은 이 ‘구분짓기’라는 게 우리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는지,

그리고 창의성을 키우는 데 이걸 어떻게 잘 써먹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오늘 글 바로 시작합니다. 🦆

🔽🔽🔽 오늘 글 시작 🔽🔽🔽

🍿 오늘 주제 3줄 요약

1️⃣ 장르는 이해와 질서를 제공하지만, 진정한 힘은 그 장르를 이해하고 파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끊임없는 변화와 재정의에 있습니다.

2️⃣ 분류는 완벽한 진실을 추구하기보다는 실용적인 기능에 종속되어야 합니다.

3️⃣ 상반된 역할(장르)을 의도적으로 분리하고 보호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행 가능한 혁신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 기준에 맞게 분류하기 & 기준을 거부하기

장르는 사물을 하나로 묶어 이해하게 해주는 유용한 멘탈 모델입니다.

유사성을 발견하면 세상을 더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분류가 지나치게 경직되면 새로운 결합과 그로부터 나오는 통찰을 놓치기 쉽습니다.

장르에는 적절한 균형점이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연결 속에 존재하는 힘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장르를 "특정한 형식, 스타일, 목적을 특징으로 하는 예술 작품의 한 유형"이라고 정의합니다.

어떤 예술 작품의 장르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비평가들은 장르라는 용어가 배경, 내용, 매체, 효과, 톤 등 매우 다양한 특징을 기준으로 작품을 분류하는 범주를 가리킨다고 말합니다.

장르를 깊이 들여다보면, 장르는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흥미로운 측면이 드러납니다.

새로운 장르는 항상 하나 또는 여러 기존 장르의 변형, 즉 뒤집기, 이동, 조합 같은 방식을 통해 탄생합니다.

장르는 정적인 개념이 아니며, 사회적 힘과 시대마다 다른 독자(또는 관객)의 기대에 따라 형성됩니다.

한 사회가 사용하는 장르 범주를 보면 그 사회의 중심 이데올로기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범주를 좋아하며, 정보를 덩어리로 묶는 것은 우리가 패턴을 발견하고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같은 맥락에서, 장르는 예술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하며, 모든 예술 형식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데 가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장르는 무한한 선택지를 좁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장르는 선택지의 수가 우리를 압도하는 환경에서 이러한 과부하를 줄여줍니다.

장르가 제공하는 더 큰 맥락을 이해하면, 우리는 작품의 세부를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작품의 장르는 그 평가에 영향을 주는데, 우리는 작품이 만들어진 목적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작품의 장르를 파악하는 방식에는 작품의 내부적 단서와 서점 간판 같은 외부적 단서가 모두 작용합니다.

장르는 서로 다르고 때로는 연결된 개념들을 편리하게 구분하고 세분화할 수 있게 하는 우산 같은 개념입니다.

각 장르는 예상 가능한 관습을 가지며, 관객은 작품을 감상할 때 이러한 관습을 자연스럽게 기대합니다.

장르는 예술가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의 약속입니다.

일부 예술가는 장르 관습이 창의성을 억누른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기존 관습의 경계를 밀어붙이는 것이 오히려 예술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장르와 작품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더 생산적이며, 여러 장르를 결합하는 것이 이 갈등을 만들어내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장르는 우리가 어떤 맥락에서 창작하고 소비하는지 규정하며, 관객은 장르를 통해 자신이 접하는 것을 이해하고 연관성을 파악합니다...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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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라는 건 참 애매한 장치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창의력을 눌러버리는 틀일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창의력을 확 키워주는 도구가 됩니다.

업계의 불문율을 너무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에게는 족쇄처럼 느껴질 테고

예술가에게는 생뚱맞은 장르끼리 섞어보는 실험 재료가 되기도 하죠.

새로운 걸 만들고 싶다면 0에서 시작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있는 재료들을 어떻게 섞을지

그 조합부터 고민해보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창의적입니다.

🦦 포유류인데 부리 달렸고, 알 낳고, 독 있고, 또 반수생동물이지만 물속에서 눈은 못 뜨는

세상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당신이 아닌 것도 알아야 합니다.

과학적 분류는 장르와 공통점이 많으며, 깊이 파고들면 경계가 흐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몸 안팎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처럼, 겉모습이나 번식 방식이 다른 생명체들을 어떻게 같은 그룹으로 묶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깁니다.

장르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 중 하나는, 분류가 경계 지점에서 회색 지대로 변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생명체가 발견될수록 종 사이의 경계는 더욱 불명확해집니다.

생물학자 롭 던은 "생명체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며, 종 사이의 경계는 더욱 그렇다"고 말합니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사물을 물리적 존재가 아닌, 집단적 인식 속으로 데려오는 행위입니다.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이름을 붙여 지식과 이야기로 엮어내는 행위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분류와 배움은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실용적인 생존 기술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분류하거나 이름을 붙일 수 없다면, 개체 간의 관계를 구축할 수 없고 세상은 압도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수세기 전 과학자들은 같은 종이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문제에 직면했고, 이는 과학적 탐구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위계적 분류는 유용하지만, 모든 생명체를 점점 더 큰 상위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식은 모든 관계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장르 모델이 드러내는 또 다른 통찰은 분류는 유용할 때만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소설이 도시 판타지이면서 현대 판타지일 가능성처럼, 하나의 분류 항목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책에 붙는 장르 라벨은 누가 라벨을 붙이는지, 저자가 어떤 독자층을 가졌는지 같은 외부 요소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노인이 주인공인 책이나 우크라이나 문학처럼, 특정 관심사는 장르로 검색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종을 구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규칙은 다양하고 ‘종’이라는 범주는 주관적이기에,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으며 다만 실용적일 뿐입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류 기준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적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하면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장르는 우리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느슨한 청사진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기대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치는지까지 형성합니다...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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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라는 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분류일 뿐입니다.

완벽한 기준 같은 건 애초에 있을 수 없죠.

포유류는 새끼를 낳지만, 오리너구리는 도마뱀이나 새처럼 알을 낳습니다.

이건 파충류나 조류의 특징이죠.

그런데 또 새끼를 모유로 키운다는 점에서 오리너구리는 명백한 포유류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포유류처럼 젖꼭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피부 땀샘에서 모유를 땀처럼 분비해서 새끼가 핥아 먹습니다.

경계 어딘가에 걸쳐 있는 존재죠.

세상을 너무 칼로 자르듯 나누지 마세요.

모든 걸 명확히 구분하려고만 하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오리너구리 같은 것들은 늘 경계에서 튀어나오니까요.

그리고 그런 경계에서, 가끔은 놀라운 무언가가 태어납니다.

⚗️ 두 장르를 모두 존중해줘야 잘 섞을 수 있어요

사람들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장르를 섞어 뛰어난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장르, 정체성을 충실히 지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직적 장르의 가장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전신인 OSRD입니다.

1940년대 초, 배너버 부시는 최신 과학과 기술을 군대에 도입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OSRD는 "대학과 민간 연구소의 과학자, 공학자, 발명가들이 기묘한 것들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조직"이었습니다.

군 수뇌부는 OSRD가 지휘 체계를 벗어나 신무기 개발 권한을 군에서 빼앗아 가려 한다고 보아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시는 엔지니어와 군 지도자라는 이 두 집단을 협력하게 만드는 일이 물과 기름을 섞는 것처럼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부시는 두 상태(혁신과 실행)가 공존할 수 있는 독특한 조건을 만드는 방식을 해법으로 삼았습니다.

두 장르가 서로 뒤섞이도록 방치했다면, 군 지도자들은 과학자들의 독창적인 발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짓눌렀을 것입니다.

혁신적인 무기들은 처음에는 엔지니어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이상한 프로젝트"였고, 실험실에서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습니다.

고위험·초기 단계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조직에서 이미 성공해 안정적 성장을 책임지는 ‘군인’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합니다.

예술가 장르를 군인 장르와 분리해두면, 예술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군인 장르는 그 아이디어가 실제 세계의 필요에 맞게 다듬어지도록 역할을 하게 됩니다.

효율성은 조직의 '군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며, 조직 전체의 결속력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혁신은 거의 언제나 비효율적이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여러 번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제품이나 계획이 군인들이 실행 가능한 형태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들 수 있습니다.

작동하는 아이디어들이 밖으로 흘러나와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닿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오늘날 DARPA는 작은 스타트업들의 느슨한 집합체처럼 운영됩니다.

약 100명의 프로그램 매니저가 각자 하나의 프로젝트나 연구 분야를 이끌며, 놀라울 정도의 자율성과 가시성이 부여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세상에 인터넷(ARPANET)과 같은 획기적인 발명들을 남겼습니다.

혁신 과정에서 군인과 예술가라는 두 장르를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게 대우하는 것이 이 모델을 활용하는 핵심입니다.

양쪽 모두 자신의 기여가 가치 있게 여겨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강점을 인정하고 약점을 보호해 주는 방식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성장하여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혁신으로 이어지게 합니다...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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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무리 변화무쌍해도,

결국 자기 안에 어떤 정체성은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으면 생각만큼 잘 섞이지 않습니다.

갈등이 생기는 게 더 자연스럽죠.

이럴 때는 오히려 억지로 섞으려 하지 말고

정체성을 기준 삼아 그룹을 명확히 나누고

그 사이를 잇는 ‘소수의 촉매’만 따로 두는 게 더 낫습니다.

그러면 각 정체성(장르)의 장점만 뽑아 쓸 수 있고,

그 조합으로 원하는 혁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르파처럼요.

"저는 문학이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 장르들, 학파들, 논의들, 문제들,

그리고 집단적인 작업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 이탈로 칼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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