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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질문을 벼려내는 데 몇 년이 걸린다면, 지금은 뭘 하면 될까.
그런 질문을 찾는 쪽으로 나아가면 된다. 위대한 질문은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서서히 엉겨 붙는다.
그리고 그걸 엉기게 하는 건 경험이다.
그러니 위대한 질문을 찾는 방법은 그걸 뒤지고 다니는 게 아니다 — 무슨 대단한 발견을 해볼까, 하고 헤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건 애초에 답할 수 없는 물음이다. 답할 수 있었다면 이미 그 발견을 해냈을 테니까.
머릿속에 큰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는 방법은 그걸 사냥하러 다니는 게 아니라, 관심 가는 일에 시간을 잔뜩 쏟는 것이다.
그러면서 큰 아이디어가 둥지를 틀 만큼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포드도, 베켄바워도 다 이 방법을 썼다. 이들은 피아니스트가 건반을 알듯 자기 일을 훤히 꿰고 있었다. 그래서 뭔가 어긋났다 싶을 때, 그걸 놓치지 않고 알아챌 배짱이 있었다.
그냥 흥미로워 보이는 프로젝트를 하나 골라라.
어떤 분야를 통째로 익히는 것이든, 뭔가를 만드는 것이든, 어떤 질문에 답하는 것이든. 한 달 안에 끝낼 수 있는 걸로, 그것도 네 힘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걸로 정해라.
너를 한 뼘 자라게 할 만큼은 어렵되, 딱 그 정도까지만.
특히 처음엔. 두 프로젝트를 두고 고민된다면, 더 재밌어 보이는 쪽을 골라라. 하나가 폭삭 망하면 다른 걸 시작하면 된다.
내연기관처럼 그 과정이 저절로 굴러가고, 프로젝트 하나가 다음 프로젝트를 낳을 때까지 반복해라.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프로젝트를 "학교 숙제로" 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옭매이거나 일처럼 느껴질 테니까. 원한다면 친구를 끌어들여도 좋다. 단, 너무 많이는 말고, 흐지부지할 것 같은 애들은 빼고. 친구는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 (혼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하지만 혼자서 몰래해도 나름의 이점이 있다. 비밀 프로젝트에는 묘하게 기분 좋은 구석이 있다. 게다가 더 과감하게 위험을 무릅쓸 수 있다. 실패해도 아무도 모를 테니까.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네가 품어야 하는 멋진 목표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걱정하지 마라.
길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휜다.
그러니 프로젝트에서 길이 자라나게 놔둬라. 가장 중요한 건 그 일에 신이 나는 것이다. 배움은 결국 직접 해봄으로써 오는 거니까.
떳떳지 못한 동기라고 무시하지 마라. 그중에서도 유독 힘센 것이 하나 있다 — 뭔가에서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욕망이다.
하디는 바로 그게 자기를 움직인 동기였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그가 유별난 점은 그걸 인정했다는 것뿐이다. 또 하나 강력한 동기는, 해선 안 되는 것을 하고 알아선 안 되는 것을 알고 싶은 욕망이다.
그와 사촌쯤 되는 게 뭔가 대담한 일을 저지르고 싶은 욕망이고. 열여섯 살이 소설을 쓴다는 건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니 일단 시도하면, 뭘 이뤄내든 전부 남는 장사다. 완전히 말아먹어도 밑져야 본전이다.
나쁜 본보기를 조심해라. 특히 게으름에 핑계를 대주는 본보기라면 더더욱.
고등학생 때 나는 유명 작가들에게서 본 것 같은 "실존주의" 단편을 쓰곤 했다. 내 이야기엔 플롯이랄 게 별로 없었지만, 아주 심오했다.
게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품이 덜 들었다. 그게 위험 신호라는 걸 알아챘어야 했다. 사실 내 이야기는 나조차 꽤 지루했다. 나를 들뜨게 한 건 유명 작가들처럼 진지하고 지적인 글을 쓴다는 발상 그 자체였다.
이제는 경험이 쌓여서, 그 유명 작가들이 실은 형편없었다는 걸 안다.
형편없는 유명인은 수두룩하다.
단기적으로 보면 명성에서 실력이 차지하는 몫은 얼마 안 된다. 나는 멋져 보이는 걸 하려고 그렇게 애쓸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했어야 했다. 어차피 진짜로 멋있어지는 길은 그쪽이니까.
많은 프로젝트에서 핵심 재료는 — 그 자체로 하나의 프로젝트라 할 만한 것은 — 좋은 책을 찾는 일이다.
대부분의 책은 나쁘다. 교과서는 거의 다 나쁘다.
그러니 어떤 주제든 마침 손 가까이에 있는 책으로 배우면 된다고 넘겨짚지 마라. 얼마 안 되는 좋은 책을, 발 벗고 나서서 뒤져야 한다.
중요한 건 밖으로 나가서 뭔가를 하는 것이다.
가르쳐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가서 직접 배워라.
네 인생이 입학 사정관들 손에 좌우될 이유는 없다. 그건 네 호기심이 빚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야심 있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산다. 그리고 시작하려고 기다릴 필요도 없다. 사실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조차 없다.
어떤 나이가 되거나 어느 기관을 졸업한다고 네 안에서 마법처럼 딸깍 켜지는 스위치 같은 건 없다. 어른이 되는 건 네 인생을 책임지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다. 그건 몇 살에든 할 수 있다.
헛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나는 미성년자야, 돈도 없고, 집에 얹혀살아야 하고, 하루 종일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잖아 —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른도 그에 못지않게 성가신 제약에 눌려 살면서, 그래도 어떻게든 할 일을 해낸다. 아이로 사는 게 갑갑하다고 여긴다면, 아이를 키우는 걸 한번 상상해 봐라.
어른과 고등학생의 진짜 차이는 딱 하나다.
어른은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고, 고등학생은 아직 못 깨달았다는 것. 그 깨달음은 대개 스물세 살쯤 찾아온다.
하지만 나는 그 비밀을 너에게 미리 귀띔해 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