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제대로 된 직장은 워너/채플 뮤직의 자료실 사서였다.
정말 좋았다. 스무 살이었고, 막 대학을 졸업했고, 막 뉴욕에 온 참이었다. 진지하게 임했고 많이 배웠다.
그런데 2년 반이 지나고 그만두기로 했다. 전업 음악가가 되려고.
(거기서 너무 행복했던 것도 이유였다. 억지로 그만두지 않으면 영영 못 떠날 것 같아 무서웠다. 너무 편했다.)
직장을 그만둬본 적이 없어서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예의 있고 배려하는 행동으로 보이는 걸 했다. 내 후임을 직접 구해서 가르쳤다.
(내가 그만두고 싶은 게 상사 잘못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왜 그걸 상사의 문제로 만드나. 내가 그만두고 싶으면 그건 내 문제다.)
딱 맞겠다 싶은 옛 친구 니키에게 연락해, 내가 받던 급여 그대로 내 자리를 제안했다.
니키는 일주일 동안 나와 함께 사무실에 나왔고, 나는 업무를 하나하나 다 가르쳤다.
니키가 다 익히자, 나는 금요일 오후에 상사 사무실로 들어가 말했다.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그런데 후임은 이미 가르쳐놨어요. 아주 잘합니다. 월요일부터 제 일을 이어받을 겁니다."
상사는 좀 얼떨떨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말했다. "어. 그래. 알았다. 아쉽네. 서류는 인사팀에 가서 처리하라고 해." 그게 다였다.
10년 뒤, 나는 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직원 하나가 그만두겠다고 했다.
나는 말했다. "아쉽네요. 그래도 잘됐으면 좋겠어요. 후임은 누구죠?"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물었다. "후임 구해서 가르쳐놨어요?"
그는 좀 얼떨떨한 얼굴을 하더니 말했다. "아니요... 그건 대표님 일 아닌가요?"
이번엔 내가 얼떨떨해졌다.
친구 몇에게 물어보니 그의 말이 맞았다. 후임을 구해서 가르치지 않고 그냥 그만둬도 되는 거였다. 나는 전혀 몰랐다.
그 세월 내내 내가 한 일이 평범한 줄로만 알았다.
세상의 통념을 모르는 데도 이점이 있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대신, 무엇이 옳은 일인지 처음부터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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